잊지 못할 몽골, 날 것 그대로의 대자연을 만나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현실에서 완벽하게 로그아웃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번 몽골 여행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어요.
문명의 편리함을 잠시 내려놓고, 끝없이 펼쳐진 대자연 속으로 온전히 걸어 들어갔던 5박6일간의 고비사막 투어.
힘들었지만 매 순간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했던 그 생생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기록해보려 합니다.
오프로드의 동반자, 낭만 가득한 러시아 자동차 '푸르공'
몽골 여행의 시작과 끝은 단연 차량 선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몽골 여행의 감성을 100% 느끼고 싶어서 러시아의 클래식한 미니버스인 '푸르공'을 선택했습니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외관과는 달리 몽골의 험난한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반전 매력을 가진 녀석이죠.
솔직히 비포장도로를 몇 시간씩 달리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온몸의 세포가 흔들리는 듯한 '인간 탈곡기' 경험이었죠.
하지만 창밖으로 붉게 물드는 지평선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과 염소 떼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피로마저 몽골의 낭만으로
다가왔습니다.

첫째 날과 둘째 날, 불타는 절벽과 얼음 계곡을 지나며
우리의 여정은 대지의 광활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코스로 이어졌습니다.
첫날 마주한 '차강소브락'은 몽골의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별명답게 아득한 고대 바다의 흔적을 붉은 진흙 절벽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가볍게 트래킹을 하며 자연의 거대함 앞에 압도당했죠.
둘째 날 방문한 '욜링암'은 사막 한가운데에 어떻게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기이한 얼음 계곡이었습니다.
독수리들이 하늘을 비행하는 초원을 지나 승마 체험을 하며 유목민의 삶을 아주 조금이나마 서툴게 흉내 내보기도 했습니다.
낮 동안 먼지를 뒤집어쓰며 달린 끝에 도착한 밤의 안식처는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Ger)'였습니다. 유목민의 정취가 묻어나는 게르에 짐을 풀고 나면, 진정한 우리들만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이드가 정성스레 준비해 준 몽골 전통 양고기 찜 요리인 '허르헉'을 나눠 먹으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켜는 순간, 낮 동안의 고단함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데이터도 잘 터지지 않는 깊은 오지였기에, 우리는 스마트폰 대신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사소한 농담 하나에도 배를 잡고 웃고 떠들며, 처음 만난 일행들과도 순식간에 오랜 친구처럼 깊은 유대감을 쌓아갔습니다.

3일차, 마주한 거대한 고비사막과 '홍고린엘스'의 감동
그리고 마침내 여행 3일차,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인 고비사막(홍고린엘스)에 도착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모래 언덕(샌드둔)은 말문이 막힐 정도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우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노래하는 사막'이라고도 불리는 곳이죠.
낙타를 타고 터덜터덜 사막의 능선을 따라 걷는 이색적인 경험을 마친 뒤, 고비사막의 정상에 오르기 위한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언덕을 오르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고난도 작업이었어요. '네 발로 기어 올라간다'는 블로그 후기들이 진짜 제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버텨내며 마침내 정상에 우뚝 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끝없는 모래 바다와 사막 너머로 떨어지는 붉은 노을은 가슴이 저릿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온 세상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을 바라보며 모래썰매를 타고 시원하게 미끄러져 내려올 때의 짜릿함은 그 어떤 놀이기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힘들게 올라간 고통을 단숨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죠.


다음은 한달 간 몽골여행을 하며 느꼈던 꼭 필요한 준비물과 알아두어야 할 점으로 찾아오겠습니다!